[뿅] 뾰로롱의 하만전 PICK!


‘뿅’은 뾰로롱의 자체 콘텐츠 중 하나로, 이름처럼 비교적 짧은 이야기들을 담는다. 앞으로, ‘뿅’에는 주 1회 주기로, 멤버들의 생동감 있는 문장들로 뾰로롱을 만드는 과정이나 관련 후기, 일지 등이 업로드될 예정이다. ‘뿅’의 다섯 번째 글은 멤버들의 뾰로롱의 하만전 PICK!편으로, 세 멤버가 ‘2026 하고싶은 만화전’ (이하 하만전) 행사에서 산 책들을 소개한다. 


독립 출판만화 북페어 ‘2026년 하고싶은 만화전’(2026.10.30~11.01)이 지난 11월 1일부로 끝이 났다. 이번 연도, 하만전의 특징은 만화들의 수준이 ‘상향평준화’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만화의 내용뿐만 아니라, 제본이나 만듦새, 부스의 꾸밈도 포함된다. 치열했던 현장에서 뾰로롱 또한 참여해 흑자 수익을 냈고, 멤버 별로 각자 취향에 맞게 도서를 구입하였다. 뾰로롱은 무슨 책을 사서 읽었을까? 책에 대한 소개와 솔직한 리뷰를 모아봤다. 

 

디자이너 이준의 PICK! 


쓰게 요시하루, 야마시타 유지 저/ 한윤아 역 

<나사와 검은 물-쓰게 요시하루 만화집, 작가 연구>


 

(사진 출처: 타이그레스온페이퍼 SNS)


일본 예술 만화의 거장 쓰게 요시하루의 만화집이자 작가 연구서이다. 쓰게 요시하루 대표「나사식」(1968)을 비롯한 단편 만화 4편이 모두 작가가 제공한 원화로 실려 있다. 작가 연구는 미술평론가 야마시타 유지가 기획, 집필했다. 타이그레스온페이퍼에서 발행하는 ‘동아시아 시각문화’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이다. (출처: 예스24)


예전에 페어에서 마주친 적이 있는 책인데 다시 한번 들여봤다가 눈에 밟혀서 사게 됐다. 왼쪽부터 작가 연구, 오른쪽부터 만화집이 있고 가운데서 합쳐지는 구조의 책이다. 인터뷰 등의 작가 연구가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이 구매 포인트. 만화집 부분의 편집 방식이 두드러진다. 




기획자 INDEX의 PICK!

전운 발행, 필진 이파리, 하저로어, 상어조아, kusura, 인터뷰이 김해인

출판만화 리뷰 진 <TURN> #1 ‘결말’

 

  (사진 출처 : 2026 하고싶은 만화전 웹페이지)


댓글 창이나 커뮤니티 기능으로 독자의 의견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웹 만화와는 달리, 감상이 어디에도 모이지 않고 흩어져버리는 출판만화들에 대한 독후감, 소회, 의견을 나눠볼 수 있는 지면이다. “비평보다는 가볍게, SNS보다는 진지하게”라는 문구를 위시하여 다양한 필진을 섭외, 창간호에는 그들이 독자로서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사유하며 국내외를 불문하고 ‘최고의 결말을 선사한 만화’들을 다루었다. 


위탁판매 매대에서 <TURN>의 표지를 발견하고 집어 드는 순간, 우연히 옆에 계셨던 산호 작가님과 나누었던 간단한 감탄들을 기억한다. ‘밝은색의 지면에 짙은 검은색으로 인쇄된 글, 그림들을 보면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있다”라고. 흑백 출판만화로서의 정체성은 지켜내면서 본인의 존재감을 아낌 없이 과시하는 표지가 딱 맘에 들었다. 


<TURN>은 창간이 예고되었던 그 순간부터 <뾰로롱>의 기획자로서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경계 대상 중 하나였으나 너무 가볍거나 무겁지 않은 분위기를 위해 고심한 디자인과, 52p 중철 제본 도서라고 해도 고급스럽게 만들겠다는 고집이 느껴지는 용지 선정이나, 필진들이 온 마음을 다해 써낸 리뷰를 포함한 모든 조화가 그 자체로 약동 중인 한국의 1인 창작 출판업계의 필요가 될 것임이 예감되어 설레기도 했다.


“작가들의 잡지”라는 평으로 수렴되는 <뾰로롱>과 “독자들의 턴”을 외치는 <TURN>, 앞으로 만화를 다루는 글 잡지로서 각각 그려나갈 궤적이 기대된다.




편집장 김늪의 PICK! 


01. 훗한나 작가 <낮, 술> 

 

(사진 출처: 훗한나 작가 SNS)


훗한나 작가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로, 만화 <파더판다(2019)>, <With sea weed(2025)> 등을 그리고 썼다. 작가 자신은 ‘문장에서 시작되는 그림, 그림에서 생겨나는 이야기를 하나로 엮는 일을 좋아한다. 작업할 때 늘 고양이가 그의 뒷모습을 봐주고 있다.’라고 소개한다. (출처: 작가 개인 홈페이지) 


훗한나 작가는 만화 <낮, 술>을 ‘낮부터 씩씩하게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이야기!’이라고 소개한다. 말 그대로의 낮에 술 마시는 이야기다. 작중 인물은 “너 지금 진짜 쓰레기 같이 누워있어ㅎㅎㅎ.”라고 말한다. 쓰레기 같이 누워있는 인물은 꿈틀거리는 애벌레 이미지와 교차된다. 낮에 친구와 적당한 음식과 반찬을 찾아, 소주를 까고 후회하는 모습은… 젊은 날처럼 특정 기간에만 누릴 수 있는 추억 같다. 깊은 철학적인 세계관과 메시지보다 이런 모습이 더 삶과 맞닿아 있지 않을까? 


작가 SNS @hanna_something 



02. 아하 작가 <아빠가 기어코 한 말을 지켰다> 

 

(사진 출처: 아하 작가 SNS) 


아하 작가는 이미 2024년 <빨개져버린>이라는 그래픽노블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2025년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꼽힌 적 있는 작가이다. 이번 하만전 참여 책 <아빠는 기어코 한 말을 지켰다>는 2026년 창의인재 동반사업 멘토링 과정을 통해 제작되었다. 


만화 <아빠는 기어코 한 말을 지켰다>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눈물이 나지 않는 주인공 영미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은 직후, 아하 작가의 스토리텔링과 완급 조절 능력에 감탄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지 않는 자신이 느끼는 죄책감과 가족의 폭력성을 잘 그려냈다. 앞으로의 작업이 더 기대되는 작가이다. 


작가 SNS @ahaha_nhaha


 03. 당베 작가 <이사사이>

 

   (사진 출처: 당베 작가 SNS) 


당베 작가는 2023년 독립 출판만화 <총과 기억>을 냈으며, 현재 독립만화 팀 ‘울라빌라’로 활동하고 있다. 


만화 <이사사이>는 13살 소녀와 할머니의 몸이 바뀌는 내용이다. 만화를 읽자마자, “한 번도 뵌 적 없는,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나는 만화”라고 평을 남겼다. 작가는 만화 <총과 기억>에 이어 <이사사이>라는 작품에서도 존재와 부재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잘 짚어낸다. 자신의 고유한 키워드로 새로운 주제를 확장해 나갈 작가의 작품을 응원한다. 


작가 SNS @dangbaemal 

 


 

이처럼 작가들은 이번 ‘2026 하고싶은 만화전’에서 다양한 만화를 선보였다. 이번에는 만화뿐만이 아니라, 만화에 관한 리뷰 글, 진, 작가 연구 책 등도 나왔다. 부재했던 독립만화에 대한 책 리뷰, 비평, 담론은 이제 물꼬를 틀고 있다. 독립만화에 대한 활발한 담론과 작가들이 지속적인 활동의 시작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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